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2011년 독서 네 번째 -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 제목: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 현대시 100선
□ 작가: 신경림 엮음
□ 독서기간: 2011년 1월 20~ 2월 6일
 

이 책은 도예가 김용문이 백 년의 우리 시를 백 편의 도자기로 되살린다는 구상을 하고 시인 신경림에 시를 선정 해 달라는 부탁을 하여 신경림 시인이 어릴 적부터 죽 읽어와서 아직까지 머리에 남아있는 애송시들과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작품 100편을 선정하여 정리 한 책이다.

그 중  잘 알려진 그리고 내 가슴을 울컥하게한 시 몇 편을 적어 본다.

 남자를 위하여
                                    - 문정희 -

남자들은
딸을 낳아 아버지가 될 때
비로소 자신 속에서 으러렁거리던 짐승과
결별한다.
딸의 아랫도리를 바라보며
신이 나오는 길을 알게 된다.
아기가 나오는 곳이
바로 신이 나오는 곳임을 깨닫고
문득 부끄러워 얼굴을 붉힌다.
딸에게 뽀뽀를 하며
자신의 수염이 때로 독가시였음도 안다.
남자들은
딸을 낳아 아버지가 될 때
비로소 자신속에서 으르렁거리던 짐승과
화해한다.
아름다운 어른이 된다.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

연탄재 함브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갈대

                                      - 신경림 -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날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ㅡ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